
잠시 멈추어 나를 바라보고, 쉼을 알아가는 시간
크나큰 사명과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온 식구들의 삶을 다시금 바라봅니다.
가족과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몫을 묵묵히 감당해 온 시간 속에서, 정작 자신의 몸과 마음이 얼마나 지쳐 있는지는 미처 살피지 못했습니다. 잠시 일을 멈추고 몸을 눕혀도 마음속 걱정과 무거운 생각은 쉽게 멈추지 않습니다.
제대로 쉬어본 적 없는 이들에겐 어쩌면 쉼조차 낯설고 어려운 과제일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쉬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 마음까지 편안해지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단순히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을 넘어, 나에게 맞는 쉼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참다운 쉼’이란 무엇일까요?
지난 8월 21일부터 22일까지 선문대학교 한국웰니스연구소와 함께 1박 2일간 ‘참다운 쉼’ 가족치유 쉼숨캠프를 진행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16명의 참가자는 잠시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천천히 바라보았습니다.
이번 캠프는 무언가를 더 많이 배우고 채우기보다 잠시 멈추고 내려놓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호흡과 명상, 걷기와 요가를 직접 경험하며 저 마다 필요한 쉼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다시 만난 나
참가자 대부분은 명상이 처음이거나 경험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조급함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지금 이 순간의 몸과 마음을 바라봤습니다.
해변을 걸을 때는 발밑에 닿는 모래의 감촉과 귓가에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집중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지나온 삶을 조용히 돌아보고, 요가로 굳어 있던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풀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따뜻한 말을 떠올리고, 그동안 미처 돌보지 못했던 자신에게 조심스럽게 건네기도 했습니다.

전문 강사의 인도로 명상을 낯설고 어려운 활동이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자기 돌봄의 방법을 하나씩 알아갔습니다. 생각과 걱정으로 가득했던 마음은 호흡과 자연의 감각을 따라 조금씩 지금의 나로 돌아오는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쉼은 조용히 호흡하는 일이었고, 누군가에게는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일이었습니다. 또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봐 주는 일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그렇게 각자의 속도로 자신에게 맞는 쉼을 찾았습니다.

“오랜만에 온전히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캠프를 마친 참가자들은 짧지만 깊었던 쉼의 경험을 전했습니다.
“해변을 걸으며 바람과 파도 소리에 집중하니 감각이 다시 열리는 것 같았어요. 오랜만에 온전히 나를 바라보게 되었어요.”
“명상과 요가를 직접 경험하면서 나를 돌보는 방법을 배웠어요. 나를 다시 찾는 시간이었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참가자들의 소감에는 편안한 장소에서 잠시 쉬었다는 의미를 넘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을 다시 만난 기쁨이 담겨 있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몸을 움직이고 호흡에 집중한 작은 순간들이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채워주었습니다.

나를 돌보는 쉼, 가족을 돌보는 힘으로
캠프 전후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참가자들의 심리 상태를 묻는 전체 평균은 3.24점에서 4.03점으로 높아졌습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항목은 ‘감정을 잘 다룬다’와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갖는다’였습니다. 두 항목 모두 2.86점에서 4.14점으로 각각 1.28점 상승했습니다.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힘을 얻고, 바쁜 일상에서도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몸과 마음으로 경험했습니다. 이번 캠프가 단순히 쉬어가는 자리를 넘어,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음을 보여주는 변화입니다.
‘가정의 어려움에 맞설 용기가 있다’와 ‘가족과 마음을 나누기가 편하다’는 항목도 각각 0.86점 높아졌습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돌보는 경험이 개인의 편안함에 머무르지 않고, 가족을 바라보는 마음과 관계를 회복하도록 도왔습니다.
우리는 가족을 사랑하기에 자신의 어려움을 뒤로 미루고 묵묵히 견디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음이 지치고 감당할 수 없을 때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조차 어려워집니다.
잠시 멈추어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 지친 자신에게 “괜찮아.”고 말해주는 것, 나를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을 허락하는 것. 그것은 나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가족을 더욱 따뜻하게 품는 시작이었습니다.
특히 ‘나를 돌보는 것도 신앙의 일부’라는 항목은 캠프 이후 4.43점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자신을 돌보는 일은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라, 더 건강한 마음으로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입니다.

더 멀리, 더 오래 갈 수 있는 온전한 쉼을 향해
참가자들은 호흡과 명상, 걷기 등의 활동을 일상에서도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개인 상담과 부부·가족상담, 정기 명상 모임과 후속 프로그램에 대한 바람도 있었습니다.
조금 더 오래 몸으로 경험하고 싶다는 의견, 일정이 한층 여유로웠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편, 참가자 서로가 천천히 알아가고 편안하게 마음을 나눌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의견은 다음 쉼을 더욱 세심하게 준비하기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번 1박 2일은 참가자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저마다 쉼을 알아차리며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경험과 참가자들의 소감 및 평가를 바탕으로 오는 10월에는 일정에 여유를 더하고 체험의 깊이를 높여, 접근의 편의도 고려해서 더욱 편안하고 따뜻한 ‘참다운 쉼’으로 개선해가겠습니다.
참다운 쉼은 삶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아닙니다. 잠시 멈추어 내 몸과 마음의 소리를 듣고, 지친 자신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회복된 마음으로 다시 가족의 손을 잡고 더 멀리, 더 오래 가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 시간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참다운 쉼을 알아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