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식사하셨습니까’라는 인사를 무심코 건넵니다. 우리에게 밥이란 단순한 영양 공급원을 넘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존재를 확인하는 가장 원초적인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적 고립과 질병, 빈곤이라는 문턱 앞에서 누군가에게 이 당연한 한 끼는 홀로 감당해야 할 막막한 숙제가 되곤 합니다.
지난 10월 28일, 창원가정교회 사회공헌단(효정도시락팀)이 세 번째로 이어간 사랑의 반찬 나눔은 바로 그 단절된 식탁을 다시 세상과 잇는 소박하지만 단단한 다리였습니다. 지난 8월 첫걸음을 뗀 이후 매달 잊지 않고 이어온 이들의 여정은 화려한 구호 대신 부엌의 분주한 온기로 채워졌습니다.

봉사자들이 마련한 7가지 반찬에는 손쉬운 편의점 도시락이나 가공식품이 채울 수 없는 온도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단단한 채소를 썰고 불 앞을 지키며 간을 맞추는 등의 정성어린 수고로움 속에는, ‘이 음식을 받아 들 이웃이 질기지 않게 드실 수 있을까’, ‘입맛을 잃지는 않으셨을까’ 염려하는 사려 깊은 시선이 묻어납니다. 그렇게 정성으로 채운 도시락은 홀로 지내는 어르신과 투병 중인 가정 등 15곳의 현관문 앞에 가닿았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나눔이 ‘물품 전달’이라는 일방적인 시혜에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문을 두드려 눈을 맞추고, 손을 맞잡으며 안부를 묻는 찰나의 시간 동안 반찬 통은 메마른 일상에 온기를 불어넣는 다정한 매개가 되었습니다. “반찬을 드리러 갔는데 한 가족이 된 것 같았다”는 어느 봉사자의 고백은, 진정한 돌봄이 물질의 전달이 아니라 관계의 회복에서 비롯됨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주는 이와 받는 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서로의 온기에 기대는 순간, 고립은 비로소 연대로 바뀝니다.
‘위하여 사는 참사랑’은 결코 거창한 종교적, 철학적 담론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낯선 이웃의 식탁에 놓일 반찬 한 통의 무게를 고민하고, 그들의 문을 두드려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일상 속 구체적인 실천이야말로 헐거워진 우리 사회의 공동체성을 다시 엮어내는 실마리입니다.

식탁 위에 놓인 따스한 반찬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되고,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든든한 위로가 됩니다. 차가운 계절을 앞둔 골목길에서 효정도시락팀이 남긴 온기는 오늘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 이 활동은 가정연합 사회공헌단 ‘WE:하자’ 자원봉사 지원 참여 사업입니다. -


